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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근대적 공공행정 패러다임

현곡 이종수 2007. 9. 26. 20:30
 

공공행정의 패러다임 변화

 

이종수(중앙대)

 

Ⅰ. 序   論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세계는 18세기의 산업화, 근대화, 계몽주의의 아성인 과학성과 합리성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포스트 모던」행정(postmodern)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Fox, 1995, 1996 ;Farmer, 1995;Wamsley, 1996;이종수, 1996c).

  이러한 「포스트 모던」행정의 대두는 정보화사회의 등장과 사이버 스페이스의 출현으로 인한 기존의 질서관과 시․공간의 제약을 해체하고, 신질서를 창출케 하고 있으며, 이는 컴퓨터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주요 생산물의 형태가 원자(Atom)에서 비트(Bit)로의 전환과 비트와 네트(Net)의 결합이 새로운 생활환경과 조직문화를 열어가고 있는 디지털 혁명시대(Negroponte, 1995:11-17), 전자공간 시대에 있어 국가 또는 정부의 필요성, 역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및 해결대안 모색이 절실해 졌다. 예를 들어 세계 웹사이트는 10억개를 넘어 섰으며(한겨레신문, 2000.1.21), 2005년쯤에는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1999년말 현재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와 이동전화기 휴대수는 각각 1천만대을 넘어서서, 전자공간(cyberspace)시대의 사이버 공공행정(cyber public administration)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규명이 필연적 과제가 됐다.

  필자는 1995년을 전후한 지방행정의 변화양상에 주목하고, 변화의 동인을 과학․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터넷의 등장과 그러한 경향을 「포스트 모던」 행정현상으로 인식하였다. 혹자는 이런 ‘정보화시대’도 가고 앞으로는 꿈-감성마케팅시대, 불확실성, 네트워크, 컨텐츠 중심사회로 변모하고 있으며(Moschella, 1999;정승호, 2000), 미국의 경우 인터넷 혁명에 적응치 못하는 기업의 50%가 도산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서 굴뚝기업의 디지털화가 2001년의 화두가 되었다. 바로 이러한 시기에 정부 조직문제를 환경변화와 적합하게 연계시켜 불확실성을 관리하며 조직발전을 이루는 관리 철학과 방식,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세계의 등장으로 인한 국가 환경의 변화에 걸맞는 지방정부의 나아갈 방향을 찾아 보기 위하여 근래의 인문․사회과학적 담론들인 「포스트 모더니즘」의 의미와 그의 사회과학적 원용개념을 도입, 지방행정 패러다임 變化와의 關係를 어디까지나 시론적으로 고찰하면서, 정치 경제 행정환경의 변화에 따른 한국 지방자치행정의 새로운 진로 탐색 및 그러한 변화의 발전적 수용여부를 새로운 조직문화 패러다임의 수용이라는 관점에서 전망해 보고자 한다.

Ⅱ. 21세기 「포스트 모던」 行政패러다임의 特徵

1. 행정환경의 변화

  2000년 9월 현재 UN 가입국가는 189개국이며, 이들 각 국가와 무수한 지방 도시들이 보다 개방적이고도 적극적인 상호교류를 나누고 있어서 문자 그대로 지구촌(global village)을 형성하고 있다(www.un.org/overview/unmember.html).

  21세기를 맞이하여 세계 각국은 그들의 정치 행정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거대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21세기의 사회질서는 결정론적 체계에서 우연복합적 체계로, 규칙은 지배의 원리에서 공생의 원리로, 조직은 서열중심에서 유기적인 네트워크의 사회체계로, 규범은 집단중심의 사고구조에서 개체중심의 자율체계로, 커뮤니케이션은 일방방향에서 쌍방향 의사소통구조를 중시하는 사회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으며, 정부통제력이 약화됨에 따라서 정부권력 범위가 줄어들고, 특정개인의 절대 권력과 조직지배에 대한 신화는 퇴색되어지고 있다(Boje & Gephart, 1996:38-41).

  앨빈토플러(Alvin Toffler) 또한 그의 ꡔ權力移動(Power-shift)ꡕ에서 미래의 21세기는 그 동안 공공영역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왔던 국가권력에 큰 변화가 발생하여, 시장실패를 근거로 한 각종 규제와 시장개입을 통한 국가기능의 팽창에 제동을 가하여 정부기능의 수행방식이 크게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토플러, 1990).

  한편 Guy Benveniste는 21세기의 행정환경변화와 조직특성으로서, 첫째,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조직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국제적인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둘째, 인력의 질과 교육훈련의 패턴과 스타일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며, 셋째, 여성중시의 조직문화 창출, 넷째,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 특히 정보커뮤니케이션, 컴퓨터, 전자기기 등 이른바 텔레 메틱스(telemetics), 신소재와 관련된 생물학적 기술, 신 에너지 등의 발전에 따른 조직구조의 적응적 변화가 주목된다. 다섯째, 기술발전에 따른 급격한 변화의 제도와 수용, 아이디어의 행동화실천, 중 고급 수준의 관리스타일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여섯째, 조직에 대한 새로운 이해로서, 단기적인 사고보다는 장기적인 사고가 중시되고,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집단적인 이해가 중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Benveniste, 94;이종수, 1994,1995).

  이 같은 전망은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정보혁명의 물결과 함께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성있는 추세로 정착되고 있다. 왜냐하면 후기(탈)산업사회로서 정보화사회가 갖는 핵심적 성격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물질적 자원인 에너지나 자본으로부터 지식, 교육, 연구개발과 같은 문화적 자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컴퓨터 통신과 Telecommunication,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나 핸드폰 등과 같이 가볍게 후대하여 일을 처리하고 통신할 수 있는 遊牧品目(nomadic objects)의 발달은 인간과 인간의 對面空間(Human space)을 축소하고 혼자서도 많을 일을 처리할 있는 電子空間(Electronic space)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후기산업사회에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trouble)은 예를 든다면 급속한 기술의 변화, 모든 경계를 넘나드는 정보의 무경계성, 환경위기 등이다. 결과적으로 고립적 인간의 내면세계와 문화와의 접촉이 자연스레 연계될 전망이다.

  과학과 정보기술의 발전에 기인한 정보화의 現象은 절대성과 진리에 대한 회의로부터 일기 시작한 탈산업화 또는 「포스트 모더니티」차원의 몇 가지 특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과거에 비하여 세계주의적 가치지향을 가진 사람들의 숫자가 급격히 증대하고 있다(예를 들어 미국의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근래 1백년 후 지구촌의 모습 특집기사에서 인류는 민족과 인종을 넘어선 다민족, 다인종인 「혼합형 신인류」의 등장을 예고하고, 이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새 공동체사회가 만들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중앙일보, “혼합형 신인류 등장한다”, 1996.10.20일자 9면 참조). 둘째, 국제화의 추세와 함께 발생한 탈영역화는 경제적으로는 초국적 자본의 형태로 우리들에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것은 정치권력 구조나 행정체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박길성, 1996;강내희, 1996;김경희, 1996). 셋째, 국제화시대의 가장 적합한 구성단위로서 지방의 문제가 새롭게 부되고 있다. 지방의 국제화 전략으로서는 IULA, METROPOLIS, U.T.O, SUMMIT, ICLEI 등의 조직과 국내의 단체장들의 모임인 지방자치단체 연합회와 의회 의장단 모임 같은 자율적 조직들이 지방의 문제들을 자율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들을 활성화 하고 있다. 넷째, 정보통신기술의 확산과 사이버 공간의 등장은 지구촌화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지구적 통신네트워크는 통신미디어에 대한 시장의 속박과 정부의 구속을 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정부조직들(NGO)들은 UN이나 세계 포럼에서 그들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다섯째, 20세기 후반을 일컬어 보통 정보사회 또는 멀티미디어사회의 등장이다. 지방화, 분권화의 대두를 촉발시킨 포스트 모던 패러다임 요소는 사이버 공간의 출현이다(곽채기, 1999:2-8). 사이버공간(cyberspace)이란 컴퓨터 매개통신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언어와 인간관계, 자료와 부와 권력 등이 현재화되는 개념적 공간(곽채기, 1999:4)으로서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불특정 다수인들의 만남과 정보가 교환되는 공동체적 성격의 사회적 공간이다.

  인터넷 등장 이전에는 물리적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던 인간의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들이 이제는 이러한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이버공간의 특성은 첫째, 인지적 공간, 둘째, 정보가 흐르는 공간, 셋째, 시간과 공간의 압축 등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사이버 공간은 물리적 영토와 근대국가를 기초로 하여 성립된 근대적 공간을 해체하고 탈근대적 공간을 형상하고 있다. 사이버공간은 물리적인 거리를 바탕으로 공간을 구획하던 근대적 공간으로부터 이탈되어 있고, 모든 거리는 제로이며, 시간을 가상시간(cybertime)으로 존재한다. 그 결과 근대적인 시․공간을 기초로 표준화 되어왔던 사회 제도와 근대적 장치들의 정통성, 합리성은 비판받고, 새로운 탈근대의 현상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이 정치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른 국가능력의 약화나 국가형태의 변화에 따라 국가 또는 정부기능 및 역할의 필연적 재구조화가 요청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 산업사회에서의 국가목표가 국민총생산(GNP)의 증대에 두어졌다면, 근래 「포스트 모던」기의 국가목표는 국민 총만족 또는 세계시민만족의 증대로 정부 패러다임이 전환해 가고 있는 것이다.

2. 「포스트 모던」 행정 패러다임의 특징

  근대적 의미의 행정, 즉 근대행정(modern administration)은 베버의 합리성을 토대로 한 관료제를 중심으로 하여 관료제가 지고의 선 인양 인식되어져 왔다. 그러나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정보기술의 발달에 따른 세계관, 가치관, 경제관, 문화관과 기존의 정부역할과 기능의 변화 등에 대한 근원적 변화가 사이버 공간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등장하면서 행정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불어 닥치고 있는 것이다.

  사회변화의 동인은 대체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의식의 성숙 두 갈래에서 연원되어진다. 정보통신기술의 총아로서의 인터넷의 등장과 인간의 내․외부의 충격으로 인한 의식 변화에 따른 문명이기의 활용장으로서의 현대사회 현상은 그 사회관리주체로서의 행정의 역할을 재설정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외부변수들이다(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행정학계는 새로운 문제에 대한 새로운 행정학의 패러다임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Kiel, 1994:1-17;Overman, 1966;Bogason, 1999:508-515;Wheatley, 1992).). 이러한 내용들로는 혼돈이론(chaos theory)과 양자이론(quantum theory), Anti-foundationalism, Discourse analysis, Progmatism, New Quantum Theory 등이 대표적이다(L. Douglas Kiel, 1994 :1-17;E. Sam Overman, 1996).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을 전후하여 지방행정 패러다임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어쨌든 정부 공공행정은 생산성의 제고, 민간의 신뢰성 확보, 서비스 행정의 구현, 정부운영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추구하기 위한 민간관리기법의 도입 등 한마디로 관 중심 행정에서 민 중심, 고객중심행정으로 그 대상을 전환시키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와 서비스대상의 변화관을 일단 포스트 모던행정(이종수, 1996c)의 한 단면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정부와 근대행정이 정통성의 고착관념에 집착하여 자기중심적 인간들이 자기중심적 관 중심적 행정을 수행하여 왔다면(예를 들어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행정기관 주위에는 ‘행정대서소’라는 곳이 있어 행정서식이나 한자를 모르는 주민들을 대신하여 代書하여 주는 관중심행정행태가 주류를 이루었었다. 일반 주민들이 개인의 출생신고, 혼인신고, 사망신고 등 민원을 처리함에 있어 얼마나 많은 번거로움과 수고를 당해야 하는지는 행정사가 증거한다.) 탈 근대적 행정은 객관성과 능률성 해체 탈영토화, 타자중심행정을 위하여 거대이론, 합리화, 기성사회체계 등을 거부한다(김종술, 1999:258-259). 이종수(1996.10)는 1995년 민선자치단체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다양한 서비스 변화에 주목하면서, 기존의 집권적 행정행태나 행정 대응에서 벗어나 주민중심으로 서비스제도가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변화 양상에 착안하여 이러한 양태가 나타나고 있는 1990년대 중․후반기 이후를 「포스트 모던」 행정출발기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이유는 국가사회와 행정환경에의 인터넷의 등장(특성의 정리)이다. 1999년 11월 현재 우리 나라 인터넷 사용인구는 1천 53만 명이며, 컴퓨터 사용인구는 1천 7백만여명으로 집계된다.(국민일보, 2000.1.13) 이제 산간오지의 동사무소, 마을회관, 노인정에서도 주민들이 자유자재로 인터넷과 이메일을 송수신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와 같은 인터넷의 등장과 특성은 분화, 분권, 개성, 다양, 동시성, 무시간, 무공간성을 특성으로 한다. 이러한 사이버 공간의 등장으로 개인의 고립, 정보과잉 등의 현상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 특성들에 대한 행정대응 방안은 미미하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가. 「포스트 모더니즘」의 대두배경과 특성


  포스트 모더니즘(postmodernism)의 내용을 몇가지로 나누어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2차 대전이후의 아방가르드(Avant Garde)현상에서 출발한 포스트 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표준적인 가치를 거부하고 우상 파괴적 성격을 드러내며 모더니티의 역기능에 의해 왜곡, 상실된 인간상과 인간성을 회복시키려는 움직임이었다. 남미에서는 1960년대 당시 서구의 지배적 문화였던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적 사조로 대두되어 그 출발점부터 탈 모더니즘적, 탈 서구적, 탈 제국주의적, 탈 중심적 요소가 강했을 뿐만 아니라, 제3세계적 시각을 함축하고 있었으며, 동시에 각 나라와 각 지방의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세계주의와 민족주의 또는 보편성과 고유성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김성곤, 1996:450-454). 물론 이러한 양극을 포용하고자 하는 특성이 포스트모더니즘의 내재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하버마스는 정보통신혁명과 뉴미디어 혁명을 통해 노동시간이 줄고, 자유시간이 확대됨에 따라 경제의 문화화, 정치의 문화화가 급속히 진행된다고 보고, 따라서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다름 아닌 문화가 자신의 자율성을 문화영역 안에 소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정치의 영역에까지 확장하여 급기야는 타 영역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문화논리를 지칭한다고 보았다(포스트 모더니즘의 해석과 관련하여 하버마스는 ‘미완의 프로젝트’로 보면서, 이를 ‘초 합리성’이라고 보는 반면, 프랑스의 일군의 학도들(예를 들어 푸코, 료타르, 데리다 등)은 근대성과의 단절을 강조하며 탈현대라고 하나,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해석이나 관점 구분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다만 사회 행정현상의 변화를 인식하는 인식의 틀로써 근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의 견해를 수용하여 논리를 전개하고자 한다.). Gephart(1996:22)는 근대성의 뒤를 잇은 문화형태 또는 사회시점, 독특한 문화성을 띠는 새로운 사회형태로서의 과거 지양체, 또는 신세대를 경험하고 설명하는 개념을 함축하는 인식론이자 방법론 또는 문화 산출의 스타일이라고 정의한다. 이와 같이 오늘의 현실에 대한 무한한 새로운 해석가능성을 전제하는 탈근대주의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첫째, ‘解體(deconstruction)’와 둘째, 영구한 법칙이나 진리의 실재를 부정하고,현실의 이해와 해석에 있어서 다원성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즉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합리성(the cannons of modernity)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하며, 과거의 경험에서 자유로운 마음의 변화(a shift of mind)를 학습하고, 그런 부드러운 사유능력을 향상시켜 나감으로서 복잡다기하고 변화불측의 미래 국제화시대에 대응하여 나갈 수 있다고 본다(오명호, 1996;강내희, 1996).

  둘째, 이 시대가 보여주는 대변혁의 내용은 전 지구적 상호의존의 심화이다. 國民國家의 主權이 명백한 한계 등에 따라 최근 신 사회운동(Non Governmental Organization)이라 불리는 환경운동, 평화, 여성, 인권, 문화운동의 발흥 등이 대표적인 例이다(박길성, 1996;최협, 1998:22). NGO는 국제협력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로서 지구적 규모의 여러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 비정부조직이며, 시민에 의한 자발적인 활동조직이다. 스위스와 독일의 지방도시들은 이미 독자적으로 生態都市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각국의 지방정부들은 민관 파트너십(PPP)을 활성화하거나, 기업경영방식(TQM 등)을 도입하는 등의 분주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셋째, 포스트 모던 정보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첫째, 시간-공간의 압축(Compression)으로서, 멀티미디어와 인터넷 등을 통하여 전 지구적 규모에서 인간과 조직들을 직접 연결시키는 ‘지구촌마을’ 등장했다는 점이다. 둘째, 인간의 지적 능력 및 지적 노동에 대한 생산을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의존도가 심화 되간다는 점이다. 셋째, 경계의 이완이다. 즉 근대적인 법적인 경계의 폐쇄성이 정보화를 매개로 국경의 의미의 퇴색, 자본과 사람과 생산품 등이 거의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 초국적 기업이 등장하고, ‘적과의 동침’이 일상화되어 세계화가 보편화되도록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기말적 현상으로서의 「포스트 모더니티」의 광범한 현상들이 정부의 탈관료제(Post-bureaucracy) 환경과 정부행정 패러다임의 變化를 成熟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시대와 우리들 스스로를 다르게 이해하는 계기, 즉 생각되지 않았던 것(the unthought)들을 생각케 해준다는 의미에서 사회과학의 연구기반을 강화시켜 주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또한 국가와 정부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한 ‘解體’적 접근의 방법을 시사해 준다고 본다. 근대적 지식은 근대성이 중시하는 주체관, 세계관으로 구성되었다. 그것은 인간중심적, 논리 중심적이다.

  근대적 지식이 보는 자연은 데카르트적 자연으로서 분석, 정복, 통제, 관리의 대상이지 공감이나 교감의 대상은 아니다. “근대적 주체는 논리와 이성의 주체로서 권력을 행사하고, 무의미의 자연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적극적 행위자로 본질 규명된다”는 요약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이런 근대적 주체개념 또한 해체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본적으로 근대적 지식이 인간과 자연을 일면적으로 이해했다는 비판과 반성에서 비롯되었으며 이것은 현상과 현상과 실재를 이해하는 방식이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강내희, 1996). 따라서 포스트 모더니즘의 사회, 경제적 성격은 후기산업화와 후기자본주의에 의해 특징지워지는 사회형태나 사회조직의 물질적 재생산의 유형(김욱동, 1991:29)이라고 하겠으며, 오늘날 정보사회, 문화적 속성으로 보면 탈경험적, 다원성, 우연성, 탈규제성, 분산성, 불확정성, 탈규격성, 탈연속성 등의 속성들을 함축하고 있으며, 이러한 「포스트 모던」적 思考(thoughts)로서의 정부재창조 창출방안들이 「앨 고어」 보고서 이래 전세계적으로 다각적으로 각 국의 정치 행정제도 개선의 근간으로서 제방안들을 제기하고 있다(Fox, 1996).

  이러한 변화들의 근저에서 세계 각국정부의 행정관리 패러다임 변화를 유발시킨 「포스트 모더니즘」(Post-modernism)은 서구의 계몽주의에서 發芽하여 이후의 인간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이성중심주의, 합리주의 및 진보주의의 맥인 「모더니티」(Modernity)를 극복하는 것으로 이것은 인간의 이성이나 합리주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진보의 신념을 이탈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미래를 지닌 존재로서 인간이성을 거부하고 지식에 대한 이질적 주장으로서 문학, 예술, 사회과학 분야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보여주고 있으며(이종수, 1996g), 료타르는 탈근대성이란 인식론의 토대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또 인간에 의한 진보를 믿는 것으로부터의 탈피이며, 따라서 탈근대적 전망은 지식에 대한 이질적 주장의 다원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다(Lyotard, 1985). 나아가서 기존 세계질서의 특권적 지위에 대한 재구성의 土臺(anti-foundational) 또는 基盤을 제공하는 패러다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 「포스트 모던」 현상과 국가의 의미


  國家란 물리적 규제력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있는 政府를 통해 그의 국민에 대한 권위를 행사하는 한 사회의 포괄적 政府組織이며, 이러한 현대 행정국가시대의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과 인적 자원을 政府官僚制이다(이종수, 1999b:167). 그러나 시대변화와 환경의 변화 및 시민의식의 변화에 따라 행정의 대응방안과 서비스의 질이 바뀌어져 왔듯이, 정부와 시민의 만남을 연계시키는 행정기능 또한 점차로 고객위주로 변모해 왔으며, 그에 따라 공권력의 개념도 변모하고 있다.

  특히 정보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체인 시간-공간의 압축(Compression), 멀티미디어와 인터넷 등을 통한 전 지구적 ‘지구촌마을’의 등장과 인간의 지적 노동 의존도의 심화 및 경계의 이완 등은 정보화를 매개로 국경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세계화가 보편화되도록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디지털 혁명시대’의 국가나 정부는 사회의 갑작스런 위험이나 혼란을 방지하는 보험회사 같은 존재로서 가외성(redundancy)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능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김영평, 1999;정운찬, 동아일보, 2000.2.6, 16면). 또 지방의 입장에서 행정을 조망해 보면 지방행정을 둘러 싼 새로운 환경변화의 요인들은 지방자치제도의 실시와 그에 따른 고객중심, 주민만족 행정체제로의 전환 등을 중심으로 근대적인 국가나 행정의 의미가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 「포스트 모던」사회 문화의 특성과 결과


  포스트 모던 사회 문화의 결과(Morrow, 1995:415)는 첫째, 기존의 권력관, 지배관에 대한 권력의 분절화와 분산화로서 권력 본질의 변화이다. 동시대의 권력은 분권화되고 보다 더 파편화되고 있다. 둘째, 집합적인 행동에 있어서 물질적인 관심과 주관적 표현의 분리는 기존의 권력배분적인 것에서 문화 윤리적 문제들로 사회흐름의 변화하는 것을 말해 준다. 포스트 모던기의 개인들은 자기실현적 인간들이 주류를 이룬다. 셋째, 세계제도의 보편적 同質性에 반하는 異種의 출현이다. 이 경향은 세계 국가들의 분절화가 심화됨에 따라 국가간 지역간 문화격차나 문화적 복잡성이 더 심화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넷째, 대의민주정치제도에 대한 불신과 환상의 해체이다. 현존의 통치구조의 근간을 이루는 권력균형의 원리(check & balances), 권력의 분산, 민주적 책임성 등은 이제 형식적인 수준에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Morrow:416).

  포스트 모던 사회 현상의 결과는 진리관의 붕괴, 윤리 도덕의 붕괴, 농촌의 붕괴, 남녀구분의 붕괴(동질화), 전통가치의 붕괴 등 등의 사회현상으로 이어져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해가고 있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자크 아탈리는 ‘레고문명’ (Civil Lego) 개념을 도입하여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동아일보, 2000.2. 14).

  이와 같은 포스트 모던 환경 특성의 결과 첫째, 시장의 다양화와 세분화 및 둘째, 소비자 요구의 까다로움이라는 형태가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시장의 대응으로는 다품종 소량생산 및 노동과 생산기능성 강화 및 서비스 강화로 대응(김정탁, 1993)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라. 「포스트 모던」지방행정의 개념


  이상에서 논의한 포스트 모더니즘의 특성과 행정의 변화 및 대응 내용들을 중심으로 포스트 모던행정을 정의하면, “「포스트 모던」행정 또는 탈근대행정(postmodern administration)이란 시기적으로는 1980~90년대를 전후하여 등장한 기존행정에 대한 반발적 행정이며, 내용적으로는 주민을 행정의 고객으로 보고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지향하는 조장적 서비스행정”을 의미한다. 이것은 기존의 관 중심 행정에서 민 중심 행정으로 그 중심이 이동되는 행정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행정의 개념을 지방자치시대의 지방행정개념에 원용하면 “「포스트 모던」지방행정(postmodern local administration)이란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사이버 시․공간시대의 지역주민과 세계시민을 대상으로 개방적이고, 고객친화적인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중심의 유연한 자치행정”이라고 잠정적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3. 「포스트 모던」 행정패러다임의 행정사회적 징후

  흔히들 한국은 현대와 탈현대의 혼돈된 상황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한다. 중 장년기 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의사소통의 막힘」현상 등이 그것이다. 근래 대학신입생이나 고교생들은 스스로의 판단을 내림에 있어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중심을 두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며, 또한 과거처럼 떼 지어 다니거나 조직, 집단중심의 행동 또는 사고가 아니라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하고 또 그것을 편하게 느끼는 생활양식의 전환이 빠른 속도로 파급되고 있다는 것이다(김경희, 1996). 특히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82%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80%는 자기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면 상대가 누구라도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전달한다고 답한다(서울특별시, 1996). 이와 같은 개인화된 사회성의 증가가 우리사회의 그룹중심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한편 미시간대학의 Inglehart(1997:22)의 세계 43개국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 모던 현상을 파악하기 위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같은 국가는 근대화가 진행 중이고, 중국은 급속한 근대화 과정중이며, 한국(남한)은 후기 근대화에 막 돌입하고 있으며, 서구 유럽의 제 국가들은 탈근대사회라고 규정하고(이종수, 1999a:186), 이러한 포스트 모던 국가사회에서는 종교적, 관료적 권위가 붕괴되고, 제도적 권력과 계층적 조직체계도 와해되고 있다고 평가하고(Inglehart:293-300), 정부의 유일한 존재의의는 국민 개개인의 안녕과 복지증진에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으로는 한국사회와 시민의식의 정도가 근대적 합리성이 수용되는 수준이가라는 평가에는 의문이 따른다.).

  근래 들어 정부 대응방식의 두드러진 변화 내용을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 그 반증을 삼는다면, 먼저 정부기능과 조직상의 변화와 정부서비스의 변화 및 관료의식의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행정기관의 조직이나 기구의 개편, 공직자들의 서비스관의 변화, 대민행정기관의 주민중심 내부구조의 개편, 읍․면․동사무소의 기능의 변화(주민복지기능 추진 등) 등을 지적할 수 있다(예를 들어 민선단체장들은 행정기관의 담당을 허물어 공원화 하거나, 단체장 사무실 공간의 축소 조정, 민원인들을 위한 탁아소의 운영, 노인복지회관의 설치 운영 등 주민 편의적 행정서비스들을 지향하는 것이 그 실예 들이다. 병원이나 파출소 등도 서비스경쟁 중이다. 병원에 라운지를 만들어 서비스 하거나, 간호사와 직원들에게 친절교육을 이수케 하고, 백화점식 one stop 진료(특정건물에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여러 가지 분야별 진료가 가능) 체제를 갖추고, 대기실과 복도를 ‘화랑’으로 꾸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동아일보, 2000.9).

  이와 같이 80년대 후반의 탈냉전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세계화에 의한 국민국가와 지방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기업인들은 관료주의가 정부의 병폐라는 통념을 지녀왔다. 기업인은 활동적이고 생산적이고 고객을 즐겁게 해주고자 열망하는 사람으로 묘사되는 반면에, 공무원은 나태하고 기생적이며 퉁명스럽다고들 말한다.

  미국정부의 경우 공공서비스가 직면한 어려움들과 관련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새로운 해결방법들로 접근 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에 厭症을 느낀 미국민들은 중요한 사회문제들을 풀어 가는데 비영리단체나 지방정부에 의존하는 경향이 더 높다. 정부기관의 문제점은 단체의 비효율성, 기관의 남설, 단체(집단)이기주의 등이다. 정부경영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 분석, 전파, 제재가 분명하게 취해져야만 한다고 미국인들은 본다. 미국은 수천억원을 들여 조성한 공단을 평당 1센트도 안된 돈으로 분양하고 돈맛을 들인 중국도 50년간 공짜로 땅을 외국기업에 내주는 세상이다. 미국의 각 주들은 도쿄, 런던 등에 대표부를 설치하여 무역활동을 독자적으로 벌이는 것은 물론 외국자본에 대해 세금감면, 특별세금의 양여, 산업개발공채권 부여 등으로 자기 주의 산업유치에 혈안이다. 영국 고위공무원들은 「디렉터(Director)」라는 명함 대신 상업냄새가 물씬 나는 대표이사(Chief Executive)로 표기한다. 일본의 경우 또한 국내의 공장들이 임금, 지가 등 생산조건이 유리한 국가를 찾아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일이 흔하다. 주민들 또한 교육, 교통 등 쾌적한 주거환경과 행정서비스를 찾아 인접 지방으로 옮겨 다니고 있다. 또한 일본은 이제 다국적 기업(MNC)을 넘어 초국적 기업(TNC)의 나라가 됐다(초국적 기업(transnational corporation). 또는 초국적 자본은 자본 활동 그 자체가 국가의 영향력을 벗어나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경영, 생산, 판매활동을 하는 자본이다). 이들은 세계 각 지역에 소단위망을 구성하고 의사결정과 자금흐름을 현지에서 총괄한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통신 혁명에서 이루어 졌다. 자금과 기업 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국가의 역할에 대한 비판이 비등할 것은 당연하다. 자본의 대탈출은 각국 정부에 규제완화를 강요하는 더없이 강한 압력이 됐다. 불리하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는 조건 앞에 정부는 스스로를 낮출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제 주민인 고객들이 정부행정서비스를 選擇하는 시대인 것이다. 즉 行政消費의 패러다임은 농경형에서 수렵형으로 급전환되고 있으며,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 또는 감격을 지향하는 시대인 것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고 감동시키려면 고객을 속속들이 알고, 협의하고 관계를 돈독히 하여 그들의 만족을 배가시켜 나가기 위해 늘 새로운 대안을 준비해 두어야만 한다.

  이러한 변화 동인은 정치 행정의 주요 고객인 국민과 주민의 압력에서 기인하며, 그 압력의 요인은 기술의 발전 등 과학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객요구의 다양화와 까다로움에서 출발했다.

4. 정부기능과 서비스 변화의 기본요인

  이와 같은 사회변화는 공공부문의 관리개혁을 손질하지 않으면 안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GAO, 1994:2). 미국의 경우 공공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첫째, 경쟁에서의 이점을 살리려는 열망과 필요, 둘째, 장기적인 세입 또는 예산 제약, 셋째, 법규에 의한 부담 등을 들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첫째, 조직원들이 공유하는 기본적인 가정, 가치, 제도와 기대를 변화시키는 문화적 변화(cultural changes)를 야기한다. 둘째, 임무의 변화(mission changes)로서, 각 구성원들의 핵심적인 활동과 책임을 체계적으로 찾아내고 기획해야할 필요성을 조직이 인정하게 된다는 점이다. 셋째, 조직구조의 변화(structural changes)로서 상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생산되고 공급되는가와 관련된다는 것이다(지병문, 1998:201).


Ⅲ. 「포스트 모던」 社會의 行政現象

  21세기를 전후한 오늘날의 행정 관료제는 그 규모나 역할, 기능면에서 영향력이 지나치게 방대할 뿐만 아니라 시민인 고객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며, 비인간적, 비능률적인 기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하에서는 공공행정이 처한 위기를 몇 가지로 나누어 간략히 살펴 보고자 한다.


1. 사이버 공간의 등장과 공공행정의 위기

  Farmer(1995:24)는 국가와 정부, 행정이란 그 존재맥락을 제공하는 사회의 지배적인 형태와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회적 구성물(social construction)이라고 설파했다. 즉 행정은 어느 특정사회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현존하고 진화해 가는 사회 정치적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 종속변수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곽채기:1).

  전통적인 국가사회에 있어서의 사이버공간의 등장은 수평화, 탈영토화, 가상화, 재구조화 등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기존의 물리적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가와 지방정부의 지배권 확보와 관장문제가 대두된다(곽채기:13). 특히 행정구역이나 지역사회를 지리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경우 중앙정부나 인접 타지방자치단체와의 관할영역의 재구조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또 정보화와 사이버 공간의 발전은 인간을 유목민으로 변화시킴에 따라 개인이나 국가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개인과 공동체들은 자기들이 사용할 공공서비스를 직적 조직화할 개연성이 더 더욱 높아졌다.

  이와 같은 사회변화 속에서 지방행정은 기존의 물리적 행정구역이나 자치구역을 대상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나 시스템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문민정부 출범과 자치제 실시 1년이 지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대두되고 있으며, 지방의회와 단체장들은 각각 지방자치법의 개정과 각 자치단체들의 지방조직, 인사, 예산, 재정, 기타 정부간관계의 제반문제들을 조속히 개선시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는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이다. 그런데 ‘공공기관과 민간소비자 센터의 지역주민 민원처리 건수는 130건 對 5만 1천 2백여 건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시 본청과 각 구청은 한 곳당 1,2건을 처리했을 뿐이다. 민간단체들은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한다. 이들은 “행정기관은 소비자들이 안 찾아와도 그만 이라는 행정자세가 문제”라며, 철제밥그릇(Iron rice bowl) 과신을 비난한다. 이유는 경쟁과 평가척도가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며, 이것은 과거 지방 관료제 구습 구태의 常存現象이다(이종수, 1996b). 또 경기도의 경우 ‘지역주민취업알선 쎈타’의 직업알선실적이 1년 동안 전무하여 공공직업알선기관이 누구를 위한 기관인지 아리송하다(경인일보, 2000.10.31).

2. 인터넷관리의 무통제와 관료제의 붕괴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분산화 되고 공개된 새로운 미디어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터넷 전체를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은 없다. 인터넷의 99%는 중앙정부의 권위와 개입을 불허하는 자유로운 공유 환경이다. 따라서 아마도 이러한 인터넷을 통하여 나타나는 가상사회에서의 행정은 본질적인 모습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권선필, 1999:355-56).

  가상공간의 등장과 행정정보화는 필연적으로 피라미드형 관료제조직을 완화시키거나 탈 관료제를 앞당기게 될 것이며, 조직간 상호의존성을 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권선필:365).

  전통적인 의미의 관료제는 사무실이라는 실재 공간을 통해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행정활동을 수행하였지만, 가상공간시대의 행정은 사무실 공간에서가 아니라 인간의 두뇌작용에서 감지되는 가상조직을 통해 행정이 이루어지게 되며, 조직이나 업무처리 과정 또한 새로운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는 고객의 높은 품질과 다양한 선택에 익숙해져 있는 맞춤식 시장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지도자들만큼이나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으며, 또한 양질의 교육을 받은 시민과 근로자들은 명령에 반발하거나 자율권을 요구하는 지식주도의 경제체제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보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많은 산출을 내어 고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구를 요구하게 되며, 고객에 민감하고 명령보다는 설득과 유인을 사용하며,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대응조직이 요구된다.

  외국의 경험적인 증거자료들을 분석해 보면 주민들이 정부기관을 찾아 다니거나 강요된 정부서비스를 소비하는 시대는 분명히 지나가고 있다. 따라서 탈 관료제 시대는 생각하는 것보다 일찍 찾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케이블 TV가 수십 개가 넘는 채널을 통하여 방송되고, 은행이 전화로 고객들과 영업하며, 백화점이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 서비스를 맞춰 나가고 있는 세상에서, 관료적이고 대응이 느리며, 하나의 규격에 모든 사람을 맞추려고 하는 정부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원화시대의 ‘정부소멸론, 또는 탈 관료제’(관료제는 국토방위, 치안과 자원배분 등의 국가생존을 위한 보편적인 현상이며, 관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조직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Moharir, 1989:165-166).

  그러나 80년대 들어와 ‘국가는 지나치게 비대하며 불편하고 무능하다’는 국가위기론이 등장하였다. 일본의 오마에 겐이치는 ‘민족국가의 종언’(The End of the Nation State)을 공언하고 있다. 근대국가의 존재가치를 위협하는 가장 큰 도전은 세계화 현상이며, 세계화란 정치권력에 대한 경제 권력의 도전인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 기반을 둔 경제 권력이 영토와 민족 그리고 주권을 기반으로 근대국가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國家란 정치권력의 제도화라고 보고, 다음 세기 20~30년까지는 현재의 국가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잔 프랑크 폿지, “국경은 무너져도 국가는 존속”, 「매일경제」, 1996.10.14).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국가의 존립근거로서 국민경제적 기반의 재생산에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근래 세계화시대의 ‘국가’존재와 관련 과연 국가는 계속 필요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으며(동아일보, 99.9.21), 2000년대 들어 미국의 The New Republic 은 초국가적 정부형태가 인류의 미래에 세계정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그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동아, 2000.1. 25 참조). 영국의 그레이 교수(런던대)는 냉전의 붕괴로 인한 전지구적 자본주의 불안전성을 지적하고, 초국가적 협의기구나 NGO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일본의 다나카 아키토 교수(동경대)는 국제정치의 ‘상호의존모형’에 기초해 국가기능의 약화와 자유주의적 교류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중세론’을 제창하였다(동아일보, 2000.2. 15). 한국인으로서는 단채 신채호가 1920년대 후반 민중과 시민의 직접적인 정치참여와 공동체적 자치사회 건설을 요구하는 아나키즘을 주장한 바 있다(동아일보, 2000.2.14))가 膾炙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정부는 관료제가 아닌 고객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품질은 오직 고객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환언하면 “정부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시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버클리大 도널드 맥케이드 교수는 “예전에는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상품(공공서비스)을 찾아 다녔으나, 지금은 상품(공공서비스)들이 살아 남기 위해 사람들을 찾아 헤매는 시대”라고 한다. 이제 바야흐로 주민만족을 벗어나 주민감동 또는 주민감격을 불러 일으켜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Ⅳ. 公共行政 變化對應 方向

  인류가 고안해 낸 ‘합리적’ 공공관료제도 자체가 하루 아침에 소멸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교만 치료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는 대다수의 논자들의 행정역기능에 대한 비판을 종합하여 볼 때 행정의 기능은 개인의 안녕과 복지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으며(이종수, 1998:186) 그 치유책은 적극적으로 주민에게 다가서는 고객중심행정을 통하여 주민만족을 극대화시킴은 물론 세계화 시대의 전 세계시민을 대상으로 한 열려 있는 행정이 되어야 할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지방행정은 행정서비스의 다품종 소량행정으로 정교화하여 고객인 주민들에게 접근해야 할 것이며, 행정의 기능은 과거의 규제․군림․통제자 역할에서 협조․조정․안내․중재자로서의 기능을 대폭 살려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보다 구체적인 지방정부의 개혁 지향적 행정패러다임은 관료적 패러다임(Bureaucratic Paradigm)에서 탈 관료적 패러다임(Post-Bureaucratic Paradigm)으로, 공익중심에서 시민들이 지향하는 가치산출 중심으로, 효율성의 중시에서 질과 가치의 중시로, 공공행정개념에의 치중에서 생산개념에의 치중으로, 지휘와 통제 중점에서 사회규범에의 적극적 대응으로, 기능, 권한, 조직구조 중심에서 임무, 서비스, 고객, 성과지향 중심으로, 규칙과 절차 추종에서 규범의 수용, 문제파악과 해결, 업무과정의 지속적 개선으로, 기존행정체제의 보수적 운영관리와 통제에서 서비스분리, 고객선택범위의 확대, 집단 행동의 장려, 유인제공, 결과의 측정 및 분석, 환류 등으로의 變動을 제도화 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特性들은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반응적, 개인적 문제해결에서 예방적, 기회의 창조로, 시민대응이 특수이익중심성에서 고객 지향적으로, 성공의 측정이 투입집중성에서 결과 중심성으로, 예산지출이 단기간의 지불에서 장기간의 편익으로, 조직적 연계성이 하나의 조직이 전체를 관리하던 체제에서 관리자와의 협조를 강조하는 수평적 협력으로의 變動을 보여 주고 있다(Perry, 1994).

  지방정부 행정의 변화방향은 첫째, 지역주민의사의 존중인 행정민주성의 확보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릴르시는 주민을 대상으로 ‘구슬투표’를 실시한다(지방포럼, 2000.1~2:107). 시는 도시의 보도 블럭 색상이나 가로수를 선정할 때 시민들에게 본인들의 선호하는 색상, 모양을 선택하여 구슬을 함에 넣도록 유도하여 주민이 선호하는 아름다운 도시미관을 가꾸는데 선용한다. 둘째, 정부간 적합한 기능재배분의 구축이며, 셋째, 전자정부의 설치와 활용극대화를 통한 행정절감 및 효과성의 제고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전제하에서 「포스트 모던」 사회의 「포스트 모던」 지방행정이 나갈 기본방향을 몇 가지로 나누어 제시한다. 첫째, 고객중심주의 철학과 타자성의 지향 행정이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내용은 첫째, 개방성, 둘째, 다양성, 셋째, 제도적 틀의 유연성(해체와 파괴)을 통하여 방향지워 나가야 할 것이다(Farmer, 1995;김종술, 259-260).

  둘째, 지식경영의 도입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지식이 기업, 국가자원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지식의 최고가치 실현을 위한 기업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Steward, 1997:79). “지식경영은 지식과 연계되는 사람과 조직을 원천으로 하여 지식을 사용하도록 변환해 내는 과정”(O'Leary, 1998:54-61)이라고 한다면, 그에 맞게 조직구조나 운영방식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셋째, 「포스트 모던」지방행정의 기본방향으로서 정부의 ‘자기조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기조직화란 생명체계가 계속적으로 자신을 日新하여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서, 행정의 입장에서는 시민들이 목표, 계획, 결실을 공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은 행정가들이 자기의 전문성에만 의존하여 사회적 조건을 진단․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참여를 통하여 노정된 문제해결 과정을 지원하는 것을 말하며(Dennard, 1996;김영평, 1999), NGO의 세력화 및 지방행정에 대한 지방조직 문화적 접근전략(정경일․이종수, 2000.12)을 통하여 그 활로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시민적 가치관의 재창조(전종섭, 1999.2:224)로서 시민사회에서의 시민중심 지향 행정가를 양성해 나가야 한다(Zanetti, Lisa A., 1999:205). 21 TRL를 맞는 지금까지도 한국은 관료중심, 국가중심의 권력국가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섯째, 지치단체의 정보화 대응능력의 제고이다. 즉, 동시성, 무 시간, 무공간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인터넷 행정 대응수단 탐색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고객중심주의 철학의 소신행정 정초 위에서 다품종 소량행정의 개성행정 시행 등이 그것으로, 탈 권력과 정부서비스의 섬세화(고객지향 행정의 구현) 모색이다(김석준 외, 2000:296). 예를 들면 인터넷 인구 1000만 이상인 시대에 있어 시공을 초월한 사이버 정치 행정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인터넷은 정치 행정과정에서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하여 주민의견 수렴, 정치홍보, 정치 참여 및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도구로 활용 가능(유평준:367-369)하나, 그 역기능에 대한 차단장치도 동시에 요구된다.

  여섯째, 사이버 공간과 공공영역(New Public Sphere)에 대한 명확한 정책적 대응 노력과 제도적 구축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곽채기:15).

  일곱째, 지방자치단체 소신행정의 구체화 방안을 모색한다. 예를 들면 인터넷을 통한 이메일 중심의 서비스 활성화, 전자상거래 “세원”확보 방안의 구체화 등이 그것들이다. 지난 1월 보도에 따르면 1천 53만 명의 인터넷 이용자들 중 최근 6개월간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고객들은 모두 92만 명으로 13~40세 인구의 3.3%였으며, 동기간 동안 평균 2.8회 인터넷을 통해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것으로 조사(국민일보, 2000.1.13)되어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를 통한 물품거래에 있어서 상품의 질이라든지, 파손 등의 보상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여덟째, 문화의 관리와 국제교류의 활성화이다. 지방의 외국과의 교류제도를 재정비하고, 내향적 국제화를 유도해 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지방행정문화 개념을 발전적으로 도입하여 지방의 문화적 자주성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이종수 외, 2001.2).

  아홉째, 디지털 불확실사회의 변화관리 리더십의 확보이다. GE의 잭 웰치는 리더란 사람들을 선택하고, 평가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며, 아이디어를 확신시키는 자라고 하여,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동아일보, 2000.12.1). 특히 지방의 상황, 특성을 실린 벤쳐기업의 활성화를 도모한다(2000.2.16). 벤처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사활을 걸고 도박에 가까운 도전적 정신으로 富(high risk, high return)를 창출하기 위해 창업하는 기업이다. 예를 들어 원주시의 의료기기 벤쳐 특성화나, 부산 기장군의 수산유통체계의 확립 등이 그것이다(2000.2.16).

  열 번째, 이와 같은 내용들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 관련법의 개정(최창호, 1999)이 요구된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제시하면, 첫째, 자치단체의 지위와 구역의 재설정 둘째, 자치권과 사무(기능)의 재조정 및 재 배분 및 셋째, 사이버 행정시대의 국가관여와 분쟁조정 및 지방의 국정참여에 관한 사항들의 재규정 등의 후속 조치가 뒤 따라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본 연구는 18~20세기에 걸쳐 생성, 발전되어 그 역할이나 기능이 ‘物化’되어 버린 정부 관료제의 오만과 변질을 추적해 보고자 하였다. 관료제의 오만은 주민에 대한 군림으로 나타나고, 행정 관료제의 변질은 시민권의 강화와 통신수단의 고급화로 공공서비스 기능의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 관료제 오만의 형벌이다. 그 동인이 과학기술이요, 그 전사가 인터넷이 쥐고 있는 칼날이다. 인터넷의 등장은 행정의 시간, 장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서비스를 무력화시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정부의 권위와 공권력의 실추를 앞당기고 있다.

  이와 같은 행정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존립의의에 대한 성찰과 고객중심주의 철학을 모토로 한 행정의 변신, 시민적 가치관의 창조, 다품종 소량행정시스템의 구축, 사이버 공공 행정영역의 재설정 및 지방자치법의 개정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포스트 모던 사회, 정보화 사회의 발전에 대한 위협은 ‘산업화시대’의 관리방식(제도, 관습, 의식 등)을 디지털 혁명시대에도 그대로 적용시키고자 하는 정부와 사회의 향수(nostalgia)로서, 이러한 묵수적 행태야말로 경계해야 할 ‘공적’이다.

  정부 행정개혁의 핵심은 정부활동의 확대나 축소의 의미보다는 새로운 대응능력을 갖춘 정부를 만드는 것으로서 새로운 형태를 갖춘 패러다임의 정부를 구축하는 일이다.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는 잘못된 정부형태를 환경변화에 적절하게 재구조화 하는 일, 즉 큰 정부나 작은 정부가 아닌 더 나은 정부를 출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정부와 공권력을 이해하는 틀, 즉 정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있어야 한다. 특히 인터넷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중심 시대의 중앙․지방정부 및 행정의 역할은 정부와 기업과 시민간의 중재․조정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시될 전망이며, 경계할 것은 정부의 ‘장애’적 역할이다.

  특히 지방정부의 경우 세계화와 지방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 고양과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보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정보기술의 발달과 그의 전사회적 활용으로 인하여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등의 제 분야에 변혁이 일어 날 것이며, 따라서 지방정부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통신망 구축을 확대하여 지방행정 서비스는 물론 고객중심 행정서비스를 지향하고, 또한 주민들에 대한 정보화 교육훈련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포스트 모던」 시대의 지방정부 관리방식은 정부가 고객을 찾아 가는 고객중심주의, 참여유도, 최상의 조직성과 추구 등으로 나가야 하며, 또한 國家와 지방정부는 현실과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첫째, 미래 비전의 創案과 공유능력 지향 둘째, 변화의 창조와 주도 셋째, 민관 동반관계의 구축 넷째, 多樣性 지향관리 및 정보관리 능력배양을 위한 변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특히 지방은 정부, 기업, 시민사회를 참여 유도적, 종합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오늘의 시점은 근대성에 토대를 둔 절대적인 진리와 권위가 부정되고 정보화에 기반 한 상대적이며 불확실한 다원적 가능성들이 미래로 향하여 열려져 있는 21세기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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