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群山島 스토리텔링
이 종 수(중앙대 객원교수)
이 글에서는 지난 7월 군산대학에서 6회 전국해양학자대회가 열린 후 군산대 박물관 고고학팀의 안내로 고군산 일대 답사에 참여하고 느낀 소감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내용적 측면은 삼국시대 이래 13세기 전후 고려의 서해연안항로 중의 하나였던 고군산도 해로에 얽힌 스토리텔링과 그 현대적 활용방안을 중심으로 고군산도 일대에 한정하여 인근 역사적 변화와 항로 특성에서 현대적 스토리텔링 소재를 찾고, 고군산도의 가치와 마케팅 방안으로서의 스토리텔링 적용방안을 고군산도의 브랜드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선유도 고려유적은 선유도 해수욕장 인근 망주봉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고려시대 임금들의 임시거처인 숭산행궁지로 고려시대 해양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적이다. 2017년 4월 군산시 선유도 고려유적 도지정문화재(제135호) 지정된다. 군산정은 대청, 행랑, 대문 부속건물 등으로 건축되었다.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이 관할하는 섬의 무리로, 선유도, 신시도, 무녀도, 장자도, 야미도, 관리도, 방축도, 말도, 명도, 대장도, 비안도, 두리도 등 12개의 유인도와 횡경도, 소횡경도, 보농도, 십이동파도 등 40여 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졌으며, 경관이 빼어나 관광지로 유명하며, 몇몇 섬은 새만금 방조제 및 연도교(連島橋)로 이어진다.
< 사진 1 > 망주봉 전경
2017년 해양학자학술대회 현장 답사에서 필자가 촬영(2017.7), 물이 빠진 망주봉 전경.
선유도 백사장과 어우러진 망주봉(<사진 1> 참조)은 고군산군도의 상징이다. 옛날 이곳에 유배된 충신이 매일 산봉우리에 올라 북쪽의 한양에 계신 임금을 그리워해 이름 붙여졌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스토리텔링으로 엮을 수 있는 전설로는 선유도에는 커다란 바위 봉우리가 두 개 있어 멀리서 보면 코끼리가 엎드려 있는 모습과도 같다. 두 부부가 섬으로 유배를 와서 임금이 불러주길 애타게 기다리다가 돌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구불 8길인 고군산길의 하얀 돌산 망주봉과 선유봉은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고려 때에 수군(水軍) 기지를 두었는데, 섬이 많이 모여 산처럼 보인다 하여 군산진(群山鎭)이라 했다(< 사진 2 >). 조선 세종 때에 수군 기지가 육지로 이전하면서 '군산'이라는 원래의 이름은 기지가 옮긴 육지로 가고, 이 지역에는 이름 앞에 '고'(古)자가 붙었다. 고군산진 관청은 선유도 진말의 우체국자리로 고군산진을 복원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 사진 2 > 군산진
선유도는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해양문물교류의 허브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으며, 1123년 송나라 국신사 서긍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영접행사가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특히, 사신을 맞이하던 군산정, 바다신에게 해양제사를 드리던 오룡묘, 사찰인 자복사, 객관 등도 있어 고려 해양역사문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史蹟)으로 승격될 수 있도록 유적지에 대한 점차적인 토지매입과 추가적 발굴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국고 지원을 받아 유적지 복원과 경관을 정비하고 선유도 문화관광자원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 사진 3 > 망주봉 < 사진 4 > 행궁과 군산정
자료 : 필자가 촬영(2017.7)
고군산군도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시간박물관 같은 역할을 한다. 특정 지역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자연환경과 그로 인해 생겨지는 독특한 역사·문화는 문화관광상품으로서 희소성에 의해 가치가 있다. 고군산군도는 신선이 노니는 섬이라 불리우는 선유도가 있다. 새만금 방조제의 버팀목이 되는 신시도는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넓은 섬으로 고운 최치원이 가야금을 켜면서 놀았고 그 소리가 중국까지 들렸다는 월영봉이 있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고려와 송은 친선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예종이 붕어하고 인종이 등극하자 애도와 축하를 하는 의미에서 송의 휘종은 국신 서긍을 보냈다. 서긍은 신주호를 타고 500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고려에 왔는데 중국 명주(寧波)에서 출발한 서긍 일행은 흑산도를 거쳐 고군산군도에 이른다. 당시 서긍의 『선화봉사고려도경』에 선유도에 대해 자세히 묘사했다. 잔치 중에 행해졌던 풍습과 먹거리 그리고 사용되었던 기구들을 상세히 적어놓아 고려시대를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로 남아있다.
徐兢의 使行과 객관 이용 사례를 보면 군산정 도착과 군산도 입항절차가 나오며, 대접음식은 국수, 해산물 등 10종을, 그릇은 은기, 청자 등을 사용함을 기록했다. 동접반 김부식이 서긍 일행을 영접하고, 술은 접반이 친히 따랐다.
송나라 사신 서긍은 김부식(金富軾: 1075~1151년)에 대해 “김부식은 풍만한 얼굴과 커다란 체구에 얼굴이 검고 눈이 튀어나왔다. 널리 배우고 많이 기억해 글을 잘 짓고 예와 지금의 일을 잘 알아, 학사들에게 존경을 받기로는 그보다 앞설 사람이 없다.”(『고려도경』 권8 인물조)고 하였다. 1142년(인종20) 김부식은 현직에서 사퇴한 후 왕명으로 『삼국사기』를 편찬하기 시작해 1145년(인종23) 완성한다.
군산정을 지나 진행하다 좌측 산정을 오르다 보면 오룡묘가 있다(< 사진 5>, < 사진 6>, < 사진 7 > 참조).
< 사진 5 > 오룡묘 < 사진 6> 오룡묘 내부
오룡묘는 풍파를 다스려 달라는 기도처였으며, 험난한 파도를 지나면서 간절한 것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고, 귀가하는 것이다. 현재도 바닷가지역에는 유사한 당집들이 많다.
< 사진 7 > 오룡묘에서 본 선유도 전경
오룡묘에서 본 선유도 전경. 이 2개의 고목 사이가 선유도 일대에서 지기(地氣)가 가장 세다는 곳임.
『고려도경』의 객관과 자복사지 터를 <사진 8>, < 사진9 >에 제시한다. 울창한 숲으로 뒤덮혀 있어 육안으로는 전혀 확인할 수 없어 문화재 복원과 공유가 절실히 요청된다.
< 사진 8 > 객관(고려도경 근거 추정)
< 사진 9 > 자복사지(추정)
고군사산 장소이미지를 방문객에게 각인하려면 지역 고유의 유전자(DNA)를 찾아내 그 의미를 눈으로 보여 주고 체험케 해야 한다. 문화 유전자가 소중한 까닭은 타 지역이 모방할 수 없는 지역 정체성과 진정성을 보유하기 때문에 고군산의 DNA를 규명해 타자와 구분하고 정체성을 정립하며 그 문화체험 프로그램개발 방향을 예시한다.
첫째, 유적과 스토리텔링 소재로는 1123년(인종1) 송나라 사신 서긍은 김부식(金富軾: 1075~1151년)에 대해 “김부식은 풍만한 얼굴과 커다란 체구에 얼굴이 검고 눈이 튀어나왔다. 널리 배우고 많이 기억해 글을 잘 짓고 예와 지금의 일을 잘 알아, 학사들에게 존경을 받기로는 그보다 앞설 사람이 없다.”(『고려도경』 권8 인물조)고 하였다. 1142년(인종20) 김부식은 현직에서 사퇴한 후 왕명으로 『삼국사기』를 편찬하기 시작해 1145년(인종23) 완성한다.
둘째, 새만금은 고대부터 중국, 일본 등과 교역처로 동아시아의 지중해였으며 군사적 요충지였다. 당나라 소정방 해군의 정박지였다.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인조 2년『실록』에도 군산도에 수군진 설치(고군산진)사실이 보인다.『난중일기』에 임진왜란시 세미(稅米)보관기록이 있다. 이순신이 명량에서 고군산으로 이동,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 호남의 경제적 중요성을 말했다. 예시하면 법성창, 성당창, 군산창 등으로 영상 김상철은 “고군산은 실로 하늘이 만든 방어지”였다고 했다.
셋째, 새만금 서긍항로를 개척해 한·중 양국이 상생하는 해상 고속도로로 건설해 나갈 필요가 있다. 중국 절강대향대 왕영 인문대학장 교수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군산대에서 열린 ‘동북아 해양문물 교류의 허브 새만금’이란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에 참석, “새만금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지척에 있고 예로부터 서긍항로와 연해항로의 중심지였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서긍항로’는 고려시대 원나라 사신 서긍이 해상을 통해 고려를 방문할 당시 이용한 항로였다. “서긍항로를 한·중 양국을 연계한 해상 고속도로로 건설해 한·중 해양협력, 해양문화유산 보호 협력 등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전략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글로벌 문화공동체를 지향하는 작금에 주관광객들을 중국인으로 설정, 중국과 연계된 역사스토리텔링 개발, 역사적 사실 고증과 복원 및 역사와 설화에 스토리를 부가하여 체험요소로 개발한다. 새만금 지역은 바다로 갇혀있지 않고, 바다로 열려있다.
끝으로, 중국에는 주산군도가 있으며, 관음성지다. 한 해 동안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고군산군도는 자연경치와 문화유적 등 역사적 사실과 스토리텔링이 되는 설화의 보고다. 주산군도 못지않은 풍부한 자원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체험프로그램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