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국지성과 불교'(한국교수불자연합회, 2018.12) 제재본임. 무단 인용을 금함.
4차 산업혁명과 融合冥想
이종수(중앙대 연구교수)
Ⅰ. 4차 산업혁명의 波高
이 글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대두에 따른 주체적 대응을 위한 구체적 접근방안 탐색과 관련, 앞으로의 새로운 사회교육 시스템은 기존 지식을 외우는 ‘암기형 인재’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융합적 인재’를 육성하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주로 한국 불교문화적 측면의 융합명상법 개발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알파고를 만든 영국, 미국 등은 이미 창의적 교육 시스템으로 혁신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화두는 창의성과 감성고양에 있으며, 그런 감성 創意融合 대응의 효과적인 접근의 하나가 冥想(坐禪)으로, 명상은 4차 산업혁명시대 人類의 진로를 선도하고, 안식과 창의성, 그리고 감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불연(종단 포함)은 선불교의 장점과 가능성, 국제적 차별성과 발전적 과제를 한국적 선불교 전통의 재구성 등으로 구분, 발굴해야 할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런 까닭에 제4차 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AI 등) 대두에 따라 우리나라 불교계가 어떻게 변화를 인지하고, 그 대응을 해야 할 것인가를 서양의 MBSR과 간화선, 그리고 맥킨지의 대응 등을 살피고, 교불연의 과제와 필자가 개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융합명상의 방법과 효과를 중심으로 개진한다.
Ⅱ. 서양의 MBSR과 간화선
첫째, 명상의 의학적 효과 측면과 관련하여 붓다의 명상 가르침을 배워 바른 견해를 익히고 계율을 잘 지키면서, 이 토대 위에 삼매를 닦고 지혜를 계발하는 훈련의 최종 도달점은 모든 괴로움의 완벽한 소멸, 열반으로 괴로움의 원인은 삼독(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위스콘신대학 뇌신경학자 리처드 데이비슨은 “명상으로 기분이 긍정적일 때 뇌기능이 활성화 된다”고 했다. 빌 조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명상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이유는 리더가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게 돼 업무를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MBCT(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는 불교 명상수련에 뿌리를 둔다"면서도 "불교적 해탈이나 깨달음(enlightment)이 아니라 그 순간의 '깨어있음'(awakeness)을 통해 우울감을 감소하는 데 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세계 최고의 IT기업에 동양 정신문화의 정수, 명상을 도입했다. “구글은 근무시간 중 20%를 각자의 관심 영역에 투자함으로써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직원이 되도록 장려한다. ‘구글의 수도원장’ 노만 피셔는 SIY(search inside yourself)라는 실리콘밸리의 ‘구글 명상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명상은 문제에 대한 객관적 견해, 심신 이완감과 창조력, 집중력과 치유력 향상, 참다운 자기 찾기 수련 효과를 입증했다. 창의성 고양은 공상과 마음 챙김(MBSR: 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MBSR 명상법은 용도에 따라 심리치료, 종교치료, 기업명상, 우울증 치료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학문적 효과로는 최근 히브리대 유발 하라리는 “어려운 문제는 명상으로 푼다”고 했다.
이처럼 人類가 만들어 낸 최고의 心身健康法은 冥想(坐禪)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명상의 육신적 효과로 심신의 조화를 이끌어 준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강하고, 정신이 건강해야 몸이 최적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셋째, "명상의 핵심은 호흡에 주의를 집중하며 자신을 살피는 것"이라며 "호흡만으로도 평정심을 찾고 집중력을 높이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두(話頭)를 탐구해 깨달음에 이르는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은 '영적 깨달음'을 위한 명상법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최근 서구사회의 특징은 그들의 체계화된 명상이 자리한다. “서구 사회서는 현재 참선과 화두명상보다는 위빠사나, 조동종, 묵조선 계열의 선이 보급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 禪 명상의 세계화, 간화선의 세계화는 얼마만큼 현지화 하느냐”에 달려있다. 따라서 국내,외인들이 거부감없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한국 좌선법과 간화선에 대한 새로운 방법 모색이 절실해졌다.
Ⅲ. 맥킨지의 대응과 교불연의 과제
급변하는 기술사회 환경에서 맥킨지의 4가지 대응구조는 문제해결기능, 비판적 사고, 창의성, 협동심 등으로 제시하고 있어 그 정교화 대응방안을 찾고자 한다.
첫째, 창의, 융합능력을 필요로 하는 현시대는 문제해결과 협업, 소통이 핵심적인 능력이 되는 시대이다. 그런 접근이 문제기반학습(PBL : Problem Based Learning)이다. ‘미네르바’의 비판적 사고와 상상력이라는 맥락과 함께 한다.
예컨대 창의성 측면의 창의란 깊은 휴식과 숲길 보행 등에서 산출되는 소요유(遡遊遙)의 결실이라고 한다면 고전 읽기와 명상, 가벼운 운동, 마음 다스리기 등을 현대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커리큘럼 등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비판적 사고는 다른 측면과 각도에서 판단하기이다.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은 온라인 수업을 기반으로 토론, 세미나 등을 통해 창의성 및 융합성을 키우는 고등교육시스템으로 이미 하버드를 능가한다.
셋째, 창의성 신장 강화 등이다. 창의성, 감성 고양을 위해 구글은 ‘구글 명상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의적 인간들의 특성은 상상, 놀이, 열정, 공상, 고독, 직관, 민감성 등과 마음 방랑, 마음 챙김(mind wandering & mindfulness), 자연 속 거닐기 등이다. 省察(명상)하는 사람은 사람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으면서 혼자서도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 “혼자서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자기 발견과 자기실현으로 연결되며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요구와의 합일로 이어진다.”
넷째, 협동심 측면에서 각인각색이 조화롭게 적응할 수 있는 인성역량이 요청된다. 노만 피셔는 “SIY를 통해서 구글의 엔지니어들이 개인이 아니라 함께 팀을 이뤄 일하는 것이 가치롭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고 한다.
끝으로, 융합 학문의 지향이다. 인문소양과 창의성 고양을 위한 융합학문 접근 필요하다. 인간, 동물, 기계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고 상상하는 능력이다. 창의성 측면의 결합은 타인과 공감, 배려, 협력 프로그램 개발에 있다. 스티브 잡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도 리즈대학의 인문고전 100권 읽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와 같은 변화 대응과 관련 교불련은 첫째, 한국 전통적 좌선의 개척과 활로의 모색이 요청된다. 신체의 반응에 쉽게 몰입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간편하고 효과적인 명상법을 창조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한 융합명상 제도나 프로그램 개발 및 활용을 위한 구체적 액션 플랜이 수립되어야 한다.
둘째, 필자의 見解로는 悟道, 得道, 正覺에 이르는 길이 간화선 만이 유일하다는 것은 독단이라고 본다. 사실이라면 한국 조계종단 수행승려들은 모두 覺者가 되어야 한다. 깨달음이나 오도송 등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공안 3000개를 풀었다하여 득도자가 되는가와 동시에 대단히 유감스러운 것은 ‘話頭’에 대한 ‘正答’이 인터넷에 대부분 떠다니고 있다는 점으로 이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문제 등이다.
셋째, 간화선, 묵조선, 남방불교, 티베트 수행자 등 등을 명상실에 불러 모아 fMRI로 찍어 비교한 후 간화선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해 입증되면 그들의 주장은 수용가능하다. 조계종 간화선 수행자들은 그래도 한국적 간화선의 ‘優位’를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왜 간화선을 내세우는 한국 불교가 국내,외적으로 외면받고 있는지를 깊이 성찰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MBSR이 서양 중심의 心身 治癒的 명상접근(非宗敎的)이라면, 융합명상은 간화선 전통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 전통삼교 融合的 現代 冥想法이라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본다.
Ⅳ. 융합명상
‘융합(Convergence)’은 “다양한 형태의 만남과 깊이 있는 접촉”이며, 구체적으로는 화학적(Chemical) 결합형태인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함'이다. 명상은 마음(心)과 무념(無念), 그리고 身體의 無限 融合(몸맘숨)이라는 관점에서 필자는 명상은 유,무념을 단전에서 녹여 有無를 융합하는 일로 이해하고, 체험한다. 만 가지 생각(萬念)에서 미세식(微細息)인 무념(無念)으로 가는 유,무념의 융합이다. 명상은 學徒들의 勞心焦思(스트레스)로 불태워진 마음의 자리에 봄비가 되어 火氣를 식혀주는 단비와 같은 安息處이다. 禪房에 가고, 앉고, 오고하는 일정이 쉽지 많은 않지만 그러나 어렵다고 하더라도 禪定의 안식을 알기 때문에 가지 않을 수 없다. 생각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無心이란 一念이요, 단전에 마음과 시각을 고정하면 잡념을 극복하기 쉽다.
道家는 抱一守中을, 『莊子』의 “氣로 들어라”도 같은 맥락이다. “唯道集虛 虛者 心齋也”(참된 도는 오직 공허 속에 모인다. 공허가 곧 心齋이다). 고요함이 깊고 깊어지면 기로 듣는 경지가 열린다. 佛家의 중도(中道)는 樂行도, 苦行도 아닌 가운데, 곧 팔정도(八正道) 등의 비유비무(非有非無)를 강조한다. 儒家의 윤집궐중(允執闕中)은 개인적 수양에 한정하면 몸의 가운데 단전에 심신을 融合하라는 말이다. 한편 국선도의 中氣는 수축과 확장을 조절하는 기운으로, 음양이 통합, 융합되는 장소가 단전으로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면 음양이 결합하여 인체의 元氣가 된다고 했다.
六祖의 三無, 장자의 氣로 듣기 및 간화선, 전통적인 삼교 등과 굴신운동을 결합한 수행법이 필자의 ‘융합명상법’이다. 융합명상수행이란 50분(불교선원 기준)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개인의 수행목표에 따라 가감하여 수행하는데 모든 번뇌를 단전에 融合하는 명상법이다. 無念과 無相, 無住를 각각 10분 30분, 10분 간격으로 단전으로 순회시킨다. 관건은 부드러운 숨을 길게 늘려 가는 것으로 숨이 길어질수록 편안함이 더해지고, 骨盤(股關節, 薦骨 인근)이 상쾌해진다.
행주좌와(行住坐臥) 물망물조(勿亡勿助)하며, 암탉이 알을 품고 체온으로 덥혀 주듯이 단전을 의념으로 지킬 뿐이다. 中央(丹田)은 없으나 있다고 마음으로 특정지점을 지정(腎臟, 薦骨, 會陰, 命門 일대와 精囊)할 뿐이다. 정낭도 파고 들어가면 아무 것도 없다. 지금 서있거나 앉아있는 곳이 중앙이다.
숨은 天地人 融合이며, 屈身은 심신 융합으로, 융합명상이란 일념으로 단전에서 世音(話頭)을 녹여 융합하는 명상법이다. 중요한 점은 結跏趺坐하여 고개와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였다가 서서히 뒤로 젖히며 薦骨에 당겨지는 느낌 정도에서 고정하면 단전에 氣가 잘 흐른다는 점이다.
마음(念)의 극복과 身體의 극복은 필자의 경험으로는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부드러움이 몸의 부드러움과 결합하여 같이 수행해야 심신이 편안하여 수행하기에 적합하다. 마음(靈)은 우주의 기(氣)이고 양(陽)이며, 몸(身體)은 지구의 기(氣)이고 음(陰)이다. ‘내뱉는’ 호(呼)는 음이고 ‘들이마시는’ 흡(吸)은 양이며, 몸과 마음이 만나는 자리가 호흡이다. 붓다는 “出息의 극한에 至福이 있다”고 했다. 道란 생각없는 생각으로 고요히 흰 눈동자로 콧날을 보고(政法眼藏), 콧날과 氣로 단전을 본다. 도(道, 氣, 空)는 진실하지도 않고 헛되지도 않고,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고, 옳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다.